김영하

저는 올해로 6년차 국세공무원입니다.

제가 첫 발령을 받고 3년차 때까지 저의 직장생활은 우리가족 모두의 직장생활이었죠. 아침 출근준비부터 출퇴근하는 문제까지..... 특히나 아침 잠 많은 우리 가족이 의무감으로 저의 뒷수발하는 모습을 보는 건 늘 맘이 안좋았답니다. 휴~~난 언제나 혼자 출근해보나.....라는 생각을 매일 했으니까요.....그러다가 4년차때 활동보조 서비스가 실시되더군요. 수혜대상은 일급장애인이었는데, 그 일급장애인 중에 저같이 매일 출퇴근하는 장애인은 몇 명 안되기 때문에 활동보조인을 구하는 것도 저에겐 큰일이었습니다.


활동보조를 부업으로 하는 아주머니(아이들을 키우는)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침시간을 보조하는 분을 찾는건 더 힘들었죠. 특히 광주에서도 제가 속해있는 '남구'엔 활동보조인으로 신청한 사람이 다른구에 비해 적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아직 신혼이라 아이가 없는 언니가 아침에 제 출근 준비를 도와주게 되었고, 차량은 다른 분이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주말..공휴일을 뺀다고 해도 매일 이용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당 된 시간이 내가 사용하는 것에 비해 적어서 초과하는 부분은 제 사비로 충당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택시타고 오가는 것 보다는 좋더군요.


그러던 중 우리 국세청 계장님의 소개로 2008년 2월에 서울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에 입원하고 되었습니다. 2개월 정도 있으면서 침 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았는데, 생각만큼 반응이 나타나지 않자 퇴원하고, 광주에 와서 바로 복직을 했답니다.(장애경력이 늘어나고,또 나이가 들면서 경제력이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빨리 복직해서 일을 하고 싶더군요. 또 서울 가기 전 8급으로 특별 승진을 해서, 세무 업무에 대한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광주에 오니 서울 가지 전에 저의 활보였던 언니는 다른 일을 하게 되어서 못하게 되었고, 기사님 또한 다른 일 때문에 못하신다더군요. 그래서 장애인자립센터에서 저를 보조할 분을 찾으셨는데, 마땅히 조건이 맞는 분이 없나보더라고요.


다행히, 그때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 권사님께서 저의 활보를 맡으시겠다고 하셨어요. 아침 출근준비부터 출퇴근운전까지...그래서 퇴원해서부터 바로 권사님이 하시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배정되는 시간이 늘 일정치 않았고, 기름 값이 너무 올라서 제 자부담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출근일수가 하루 초과 될 때마다 하루 6시간씩 해서 36천원이 소요되더군요. 3일만 되도, 제가 부담해야 하는 게 10만원이 넘어가니까, 아침보조만이라도 엄마가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예전 활동보조를 안 받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속상했습니다. 

 
모든 중증장애인에게는 활동보조가 절대적인 도움을 주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그런 중증장애인에게는 더 지원을 해줘서 그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는데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애인 복지가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살기에 많이 부족한 나라라는 것엔 이의가 없을 듯합니다.


제 자부담이 10만원이 넘어가자, 부담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서 생각한 게 초과되는 일수는 자부담을 들일게 아니라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침 출근보조서비스를 받고 싶었지만, 권사님이 아침엔 다른 곳에 일이 있으셔서, 그게 불가능하다고 하시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알아봐 달라고 했죠. 아침 출근보조서비스부터 출퇴근까지 할수 있는 분을 알아봐달라고...그렇게 해서 지금의 백종숙 아줌마 내외분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편분인 아저씨께서는 저의 출퇴근을 도와주시고 백종숙 아주머니가 저의 아침 출근준비를 도와주시고...


직장생활을 하는 6년동안 요즘 같으면 정말 회사 다닐만하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아주머니가 오셔서, 잠에 치해있는 저를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깨우시고 샤워에서 제 옷 코디까지... 그리고 제 방  뒷정리까지 완벽하게 하시고, 아파트 입구로 내려가면 아저씨게서는 차를 대기하고 저희를 기다리시죠. 무엇보다 저의 시간을 전부 드리기로 하고 자부담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저에겐 가장 좋은 점이죠.


그런데 그 분들이 이윤을 바라고 하셨다면, 저의 활보를 하기 힘들었을 거에요.

제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거든요. 많이 받을 수 있는 조건이 혼자 독립하는 것이라는데 전 저희 식구와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실 저희가족은 저를 도와줄 형편이 안 된답니다. 언니는 결혼하고 최근에 출산을 해서 힘을 쓸수 없고, 엄마는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시거든요. 그러니, 제 바람은 시간이 더 있다면 회사생활 말고도 주말에 한번씩 외출한때 도움을 받을수 있었으면.....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부탁하기도 너무 미안하더군요.(아줌마, 아저씨가 마음이 너무 좋으셔서 아마 제가 부탁하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시려고 할 테지만, 제가 마음이 불편해서요)


이 모든게 시간이 조금만 더 허락된다면 해결될 문제죠. 만약 이 글을 활동보조관계자분이 읽으신다면 꼭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회사생활을 보조해 주는 것이 지금의 저에겐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주말과 남는 시간을, 보람되게 보내는 것 또한 중요하니까요.


서비스 이용인과 활동보조인의 관계에 있어 맘이 맞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진정 그 장애인을 생각하고, 이해려고하는 마음이 느껴질 땐 그 활동 보조인이 단순히 보조인이라고 생각되기보다는 그 분을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백종숙 아주머니 내외분에게 제가 느끼는 마음처럼요. 언제까지 저와 함께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하시는동안 저 역시 두분에게 기쁨조가 되려합니다.^^


제가 느끼는 이런 마음을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장애인들이 누리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이 글은 광주여성장애인연대에서 출간하는 꿈을 이루는 사람들 여름호에 실린 글입니다.
  사진은  김영하씨의 미니홈피 www.cyworld.com/youngha7788 에서 스크랩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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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제와 남주